고대 로마 황제 오토, 조급함이 곧 나약함이다.
플루타르코스영웅전 중 로마 황제 오토(OTTO,32~60)을 읽다 보면 '기다림'에 관한 지혜를 읽을 수 있다. 플루타르코스의 글이 나에게 주는 울림이 크다.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때로는 선택을 할 기로에 서며 앞날을 고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결단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로마 황제 오토의 짧고 비극적인 삶은 이러한 순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단 3개월 동안 황제의 자리에 머물렀고, 끝내 패배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력 다툼 속에서 비텔리우스와의 전투에 패배한 후 오토는 자신의 운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그가 이 결정을 내린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그의 불안함과 서두름이 그를 패배로 몰아넣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토는 네로 황제의 부인 포봐이아의 전 남편이다. 네로에게 부인을 양보하고 변방으로 물러났다. 그 후 갈바 황제가 그를 양자로 삼아 후계자로 내세우려 했으나, 갈바가 마음을 바꿔 피소를 후계자로 정하자 오토는 분노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황제에 오르게 되었다. 이는 로마가 내전과 혼란에 휩싸였던 마리우스와 술라의 시기처럼, 다시금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의미했다.
그는 자신의 군대와 함께 비텔리우스와 맞서기 위해 서둘러 결전을 준비했다. 전쟁의 결과는 그의 패배로 끝났고, 결국 오토는 자신의 약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다. 오토가 결전을 서두른 이유는 단지 군대의 조바심이나 군사들의 압박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불안함을 견디지 못했고,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마치 눈을 가리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처럼,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끝내고자 서둘렀다.
인생의 많은 순간이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두르고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그 결정을 내림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혀버린다. 그러나 지나친 조급함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서두름 속에서 우리는 시야가 좁아지고,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어진다. 오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서둘렀지만, 그 선택이 오히려 그의 몰락을 초래했다.
삶은 때로 우리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서두름은 때로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 아니라, 우리가 얻고자 했던 해답과는 먼 곳으로 우리를 데려갈 수 있다. 오토가 조금 더 인내하고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면, 그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인생은 자신의 선택과 하늘이 내려준 운명의 조합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더 기다리며,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급함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뿐이다.
오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조바심을 경계하고 인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서두름이 아닌 기다림 속에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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