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계엄 선포 보면서 생각난 성 어거스틴과 벤 앤셀

 


성 어거스틴의 <고백론>과 벤 앤셀의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는 인간 사회에서 의견 차이와 갈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어거스틴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의견의 불일치를 통해 전체의 의견 일치를 자주 이루는 것""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개인 간의 우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민주주의와 정치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벤 앤셀의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는 민주주의의 주요 문제로 양극화, 기술의 오용, 그리고 집단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개인적 이기심을 지적한다.

 

이와 같은 민주주의의 병폐는 다수가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는 결국 정치적 기능의 위축과 민주주의의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123일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대한 정치적 갈등은 이러한 문제의 극단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앞선 여야의 극단적 대립은 각자의 주장만을 앞세우며 서로를 적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성 어거스틴이 강조한 "기분 나쁜 감정을 품지 않고, 의견의 불일치를 통해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방법과는 정반대의 행태이다.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거스틴의 고백론에서 제시된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의견 차이를 통해 더 큰 합의를 도출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여야는 서로의 입장을 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각자의 우려와 논점을 진지하게 듣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말로만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제도와 규범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벤 앤셀은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규범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어거스틴의 가르침과 맥락을 같이한다.

 

의견 차이를 관리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한 신뢰 형성뿐만 아니라, 그러한 대화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야당의 의견도 존중받을 수 있는 의사 결정 과정, 양극화를 완화하는 정책 조율, 허위 정보와 감정적 폭발을 억제하는 기술적 감시체계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사태에서 야당의 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야당은 대통령의 과오를 비판하며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를 협상이나 대화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완전한 적으로 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어거스틴이 말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자세""의견 차이를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계기로 삼는 태도"와 거리가 멀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국민에게 자신들이 제안하는 대안적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을 교정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다.

 

야당이 벤 앤셀이 강조한 "집단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민적 책임과 규범 강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결국 민주주의의 병폐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비상계엄으로 생긴 대통령을 향한 극심한 불신을 해소할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어거스틴의 철학과 앤셀의 분석은 서로를 보완한다.

 

고백론은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지향점을 제공하며,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들을 제시한다.

 

민주주의가 병폐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이처럼 끊임없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치즘이라는 전체주의, 고대 그리스의 참주정치가 어느새 우리 옆에 앉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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